QR 찍으면 열리는 체크리스트 폼, 코딩 없이 만들기 — 완전 초보용

HANUI·
구글폼QR코드노코드AI초보

증권사에서 영업하는 친구가 물어봤어요.

"고객한테 QR 코드를 보내면, 그거 찍고 들어가서 체크리스트에 체크하고, 그 내용이 나한테 오게 하고 싶은데. 이거 AI로 나 혼자 만들 수 있나?"

기술적으로는 됩니다. 그런데 제가 옆에서 여러 번 본 풍경이 있어요.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만드는 데서 막히는 게 아니라, 만든 다음에 막혀요. AI가 코드를 뚝딱 뱉어주긴 하는데, 그걸 어디에 올려야 남이 볼 수 있는지에서 멈춰요.

그래서 순서를 바꿔 말씀드릴게요. 대부분은 만들 필요가 없어요.

먼저: 회사에 물어보세요

기술 얘기보다 이게 먼저예요. 특히 금융권이면요.

고객 이름·연락처·투자 성향 같은 게 들어가는 순간, 그건 개인정보예요. 회사 승인 없이 개인 계정으로 만든 폼에 고객 정보를 모으면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증권사는 고객 정보 취급 절차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 회사에 이미 쓰는 설문/동의 시스템이 있는지
  • 개인 구글 계정으로 고객 정보를 받아도 되는지
  • 받은 데이터를 어디에 보관해야 하는지

컴플라이언스 담당자한테 한 번 물어보는 데 5분이면 돼요. 이거 안 하고 만들었다가 나중에 다 걷어내는 게 훨씬 손해예요. 사내 교육용이나 개인 업무 체크용처럼 고객 정보가 안 들어가는 거라면 이 단계는 넘어가도 돼요.

90%는 구글폼으로 끝나요

"AI로 만들어야 하나?" 싶을 때, 먼저 이걸 해보세요. 코딩 한 줄도 없고 15분이면 됩니다.

1. 폼 만들기

forms.google.com 접속 → 빈 양식. 질문 추가하면서 유형을 고르면 돼요. 체크리스트는 체크박스(여러 개 선택) 또는 객관식(하나만 선택)이에요.

2. 링크 받기

오른쪽 위 [보내기] → 링크 아이콘(🔗) → [URL 단축] 체크 → 복사.

3. QR 코드 만들기

따로 사이트 갈 것 없어요. 크롬 주소창에 그 링크를 붙여넣고 엔터 친 다음, 주소창 오른쪽 공유 아이콘 → "QR 코드 만들기". 이미지로 저장돼요. 그대로 문자나 카톡에 붙이면 끝이에요.

4. 응답 받기

폼 상단 [응답] 탭 → 초록색 스프레드시트 아이콘. 이제 누가 체크할 때마다 구글 시트에 한 줄씩 자동으로 쌓여요. 엑셀로 내려받는 것도 됩니다.

여기까지가 전부예요. 서버도 없고, 코드도 없고, 유지비도 0원이에요. 친구가 원한 "QR → 체크 → 데이터가 나한테" 는 이걸로 이미 다 됐어요.

알림까지 받고 싶으면: 응답 탭 오른쪽 점 세 개 → "새 응답에 대한 이메일 알림 받기". 고객이 제출하면 메일이 와요.

그럼 AI는 어디에 쓰냐면

폼을 만드는 데 AI를 쓰려던 거였다면, 방향을 바꾸는 게 훨씬 남아요. 폼 껍데기 말고 내용에 쓰세요.

문항 뽑기

"증권사 영업 담당자가 신규 고객 상담 전에 받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줘. 투자 경험, 위험 감수 성향, 관심 상품군을 파악하는 용도로 10문항. 각 문항은 객관식으로, 보기까지 같이."

빈 화면 앞에서 문항 짜는 게 제일 오래 걸리는데, 그게 1분에 끝나요.

말을 다듬기

"이 문항들이 고객 입장에서 부담스럽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지 봐주고, 더 편한 말로 바꿔줘."

쌓인 응답 정리하기

이게 제일 크게 남는 부분이에요. 구글 시트에 응답이 쌓이면, 그 표를 복사해서 붙여넣고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건 고객 상담 체크리스트 응답이야. 위험 성향별로 몇 명인지 세어주고, 관심 상품군이 겹치는 고객끼리 묶어줘."

폼 만드는 건 15분짜리 일이지만, 쌓인 응답을 읽는 건 매달 반복되는 일이에요. 반복되는 쪽에 AI를 쓰는 게 맞아요.

그래도 직접 만들어야 하는 경우

구글폼이 못 하는 게 분명히 있어요. 이런 게 필요하면 그때는 만들어야 해요.

  • 회사 로고와 디자인을 그대로 입혀야 할 때 (구글폼은 색·이미지 정도만 바뀌어요)
  • 앞 답변에 따라 뒤 문항이 통째로 달라져야 할 때 (구글폼도 섹션 이동이 되지만 복잡해지면 관리가 안 돼요)
  • 아직 안 낸 사람 명단을 자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
  • 제출 즉시 계산 결과나 등급을 화면에 보여줘야 할 때
  • 데이터를 구글이 아닌 회사가 지정한 곳에 둬야 할 때 (금융권이면 이게 걸릴 수 있어요)

마지막 항목이 친구분한테는 제일 현실적인 이유일 거예요. 기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회사가 구글 시트에 고객 정보 두는 걸 허락 안 해서 직접 만들어야 하는 경우요.

직접 만들 때, 초보가 꼭 막히는 다섯 지점

여기서부터가 진짜예요. AI한테 "체크리스트 폼 만들어줘" 하면 코드는 정말 잘 나와요.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순서대로 이 다섯 군데에서 멈춥니다.

1. "내 화면엔 보이는데 남한테 안 보여요"

제일 처음 만나고, 제일 많이 포기하는 지점이에요. 내 컴퓨터에서 파일을 열면 잘 보이는데, 그 주소를 친구한테 보내면 안 열려요. 주소가 file:///Users/... 로 시작하면 그건 내 컴퓨터 안의 위치라 남은 절대 못 봐요.

남이 보려면 인터넷 어딘가에 올려야 해요(이걸 배포라고 해요). 초보한테는 이 개념 자체가 안 알려져 있어요. AI도 안 물어보면 이 얘길 안 해주고요.

2. 데이터가 사라져요

폼은 만들었는데 체크한 내용이 어디에도 안 남아요. 화면에서 체크가 되니까 저장된 것 같지만, 새로고침하면 없어져요.

받은 내용을 어딘가에 적어두는 부분은 따로 만들어야 하거든요. 이게 보통 "서버"나 "데이터베이스"라고 불리는 것이고, 초보 입장에서 제일 넘기 힘든 벽이에요.

3. 링크가 자꾸 바뀌어요

어찌어찌 올렸는데, 고칠 때마다 주소가 달라져요. 그럼 이미 뿌린 QR 코드가 죽어요. 고객한테 이미 보낸 QR이 안 열리는 게 제일 곤란한 사고예요.

4. 비밀번호를 코드 안에 넣어요

받은 내용을 나만 보려고 비밀번호를 거는데, AI가 만들어준 대로 두면 그 비밀번호가 화면 소스에 그대로 보여요. 아는 사람은 1분이면 열어요. 고객 정보가 들어있는 화면이면 이건 사고예요.

5. 에러 한 줄에 멈춰요

빨간 글씨가 뜨면 거기서 끝나요. 사실 그 글자를 그대로 복사해서 AI한테 붙여넣으면 대부분 풀리는데, 그걸 몰라서 "역시 난 안 되나 보다" 하고 닫아요.

그래서 결론은

친구한테 제가 한 답은 이거였어요.

"구글폼으로 먼저 해봐. 그걸로 안 되는 게 뭔지 알게 되면, 그때 만들면 돼."

만들 수 있냐 없냐를 먼저 따지면 답이 안 나와요. 근데 구글폼으로 15분 만에 한 번 굴려보면, 진짜 필요한 게 뭔지가 손에 잡혀요. 대부분은 거기서 "어 이거면 되네" 하고 끝나고, 안 끝나는 소수는 뭐가 부족한지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돼요. 그 상태면 개발자한테 부탁하든 AI랑 만들든 훨씬 쉬워져요.

컴퓨터를 잘 못한다는 건 못 만든다는 뜻이 아니에요. 안 만들어도 되는 걸 만들려다 지치는 것이 진짜 문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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