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하듯 말 거는 법 — 좋은 부탁은 구체적인 부탁이에요
퇴근 30분 빨라지는 AI 시리즈
(3편)- 1.AI는 말귀 알아듣는 인턴이에요 — 무서워 말고 시켜보세요
- 2.부탁하듯 말 거는 법 — 좋은 부탁은 구체적인 부탁이에요
- 3.매번 쓰는 그 메일, 버튼 하나로 — 나만의 메일 도구 만들기
지난 꼭지에서 AI를 "말귀 알아듣는 신입 인턴"이라고 했죠. 오늘은 그 인턴한테 어떻게 부탁해야 일을 제대로 해오는지 얘기할게요.
먼저 솔직한 고백. 많은 분이 AI를 한두 번 써보고 "에이, 별로네" 하고 덮어요. 시켰는데 엉뚱한 게 나왔거든요. 그런데 열에 아홉은 AI가 멍청해서가 아니에요. 부탁이 막연해서예요.
막연한 부탁은 막연한 결과로 돌아와요
새로 온 인턴한테 이렇게 말한다고 해봐요.
"거래처 메일 좀 잘 써줘."
인턴은 속으로 그래요. 어느 거래처? 무슨 내용? 정중하게? 단호하게? 언제까지? 결국 자기 짐작으로 써오고, 십중팔구 내가 원한 것과 달라요. 인턴이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줄 정보를 안 줬으니까요.
AI도 똑같아요. "메일 좀 써줘"라고 던지면, AI는 가장 무난한 평균치를 내놓아요. 그게 바로 그 "엉뚱한 결과"예요.
좋은 부탁에는 세 가지가 들어가요
거창한 기술이 아니에요. 사람한테 일 부탁할 때 자연스럽게 챙기는 것들이에요.
누구에게 / 무엇을 / 어떤 모양으로.
아까 그 막연한 부탁을 이렇게 바꿔볼게요.
"오래 거래한 납품처 사장님께(누구에게), 이번 달 입금이 3일 늦어진다는 양해 메일을(무엇을), 너무 굽신대지 않으면서 정중하게, 다섯 줄 안쪽으로(어떤 모양으로) 써줘."
같은 AI인데 결과가 완전히 달라져요. 받는 사람이 그려지고, 용건이 분명하고, 길이와 말투까지 정해졌으니까요. 부탁이 구체적이면, 결과도 구체적이에요.
예시 하나 붙이면 더 좋아요
여기서 한 끗 더. 내가 평소 쓰던 메일이나 문서가 있으면, 그걸 그대로 보여주면서 부탁하세요.
"내가 지난번에 보낸 메일이야. 이 말투랑 형식 그대로, 이번엔 다른 거래처용으로 바꿔서 써줘."
(그리고 예전 메일을 복사해서 붙여넣으면 돼요.)
인턴한테 "지난번 거랑 똑같은 톤으로"라고 하면 단번에 알아듣잖아요. AI도 예시 하나를 보면 내 스타일을 훨씬 잘 따라와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우리 회사 느낌"을, 예시가 대신 전해주는 거예요.
한 번에 완벽하지 않아도 돼요
오해 하나 풀고 갈게요. 첫 부탁이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AI의 진짜 편한 점이 이거예요 — 결과를 보고 또 고쳐 말하면 돼요.
"좋은데, 너무 딱딱해. 좀 더 부드럽게." "마지막 인사말은 빼줘." "날짜를 6월 20일로 바꿔줘."
신입한테 "여기만 고쳐와"라고 하듯, 대화로 다듬어가면 돼요. 혼나도 상처받지 않는 인턴이라 몇 번을 고쳐도 괜찮아요. 처음부터 잘 부탁하기 + 보고 고치기, 이 둘이면 충분해요.
이 장에서 꼭 챙길 판단 하나
오늘의 한 줄은 이거예요.
좋은 부탁은 구체적인 부탁이에요.
AI가 엉뚱한 답을 줬다면, "역시 AI는 안 되네"가 아니라 **"내가 뭘 덜 말했지?"**를 먼저 떠올리세요. 받는 사람, 용건, 길이, 말투, 예시 — 이 중에 빠뜨린 게 거의 항상 있어요. 그걸 채우면 결과가 따라와요. 이건 AI가 더 좋아져도 안 변하는 요령이에요.
오늘 딱 하나
claude.ai를 열고, 막연한 부탁과 구체적인 부탁을 둘 다 넣어보세요. 차이를 직접 보는 게 제일 빨라요.
먼저: "안내 메일 써줘." 그다음: "이번 주 금요일 오후 2시 팀 회의를, 참석 못 하면 미리 알려달라는 안내까지 넣어서, 사내 메일로 정중하게 다섯 줄로 써줘."
두 답을 나란히 보면, 왜 "구체적으로"가 전부인지 손에 잡힐 거예요.
다음 꼭지에선 한 걸음 더 나가요. 지금까지는 매번 부탁해서 답을 받는 **"물어보기"**였어요. 다음엔 한 번 부탁해 도구를 만들어 두고 백 번 쓰는 "만들기"가 뭔지, 그 둘이 어떻게 다른지 짚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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