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하듯 말 거는 법 — 좋은 부탁은 구체적인 부탁이에요

HANUI·
AI사무직경리프롬프트AI 입문

지난 꼭지에서 AI를 "말귀 알아듣는 신입 인턴"이라고 했죠. 오늘은 그 인턴한테 어떻게 부탁해야 일을 제대로 해오는지예요.

솔직한 고백부터. 많은 분이 AI를 한두 번 써보고 "에이, 별로네" 하고 덮어요. 시켰는데 엉뚱한 게 나왔거든요. 그런데 열에 아홉은 AI가 멍청해서가 아니에요. 부탁이 막연해서예요.

막연하게 시키면, 이렇게 나와요

"거래처에 입금 안내 메일 써줘." 이렇게만 하면, AI는 이런 걸 내놔요.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입금 관련하여 안내드립니다. 확인 후 처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틀린 건 없는데... 밍밍하죠. 누구한테 보내는지, 뭘 언제까지 하라는지 하나도 없어요. 그대로는 못 보내요. AI가 못한 게 아니라, 내가 줄 정보를 안 줬으니 가장 무난한 평균치를 뱉은 거예요.

세 가지만 넣으면 달라져요

거창한 기술이 아니에요. 사람한테 부탁할 때 자연스럽게 챙기는 것 — 누구에게 / 무엇을 / 어떤 모양으로.

"오래 거래한 납품처 사장님께, 이번 달 입금이 3일 늦어진다는 양해 메일을, 너무 굽신대지 않게 정중히, 다섯 줄 안쪽으로 써줘."

같은 AI가 이번엔 이렇게 내놔요.

○○ 사장님, 안녕하세요. 늘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달 입금이 내부 사정으로 3일가량 늦어질 예정이라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늦어도 25일까지는 처리하겠습니다. 너그러이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받는 사람이 그려지고, 용건이 분명하고, 길이·말투까지 맞죠. 부탁이 구체적이면 결과도 구체적이에요.

여기서 한 끗 더 — 예시를 보여주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우리 회사 느낌"은, 예시 하나가 대신 전해줘요.

"이건 내가 지난번에 보낸 메일이야. (붙여넣기) 이 말투랑 형식 그대로, 이번엔 다른 거래처용으로 바꿔줘."

인턴한테 "지난번 거랑 똑같은 톤으로" 하면 단번에 알아듣잖아요. AI도 예시를 보면 내 스타일을 훨씬 잘 따라와요. (이 "예시로 가르치기"는 5장에서 제대로 써먹어요.)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 없어요

AI의 진짜 편한 점 — 보고 또 고쳐 말하면 돼요. "너무 딱딱해, 부드럽게." "마지막 인사말 빼줘." "날짜를 20일로." 혼나도 상처 안 받는 인턴이라 몇 번을 고쳐도 괜찮아요.

이 장에서 꼭 챙길 판단 하나

좋은 부탁은 구체적인 부탁이에요.

AI가 엉뚱한 답을 줬다면, "역시 AI는 안 되네"가 아니라 **"내가 뭘 덜 말했지?"**를 먼저 떠올리세요. 받는 사람·용건·길이·말투·예시 — 이 중에 빠뜨린 게 거의 항상 있어요. 채우면 결과가 따라와요. AI가 더 좋아져도 안 변하는 요령이에요.

오늘 딱 하나

claude.ai에 막연한 부탁과 구체적인 부탁을 둘 다 넣고 나란히 비교해보세요.

먼저: "안내 메일 써줘." 그다음: "이번 주 금요일 오후 2시 팀 회의를, 참석 못 하면 미리 알려달라는 안내까지 넣어, 사내 메일로 정중하게 다섯 줄로 써줘."

두 답을 나란히 보면, 왜 "구체적으로"가 전부인지 손에 잡혀요.

다음 꼭지에선 한 걸음 더. 지금까지는 매번 부탁해 답을 받는 **"물어보기"**였어요. 다음엔 한 번 부탁해 도구로 만들어 두고 백 번 쓰는 "만들기"가 뭔지 짚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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