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믿는 선 — 숫자는 절대 안 믿어요

HANUI·
AI사무직경리AI 신뢰AI 입문

1부의 마지막이자, 솔직히 이 책에서 제일 중요한 장이에요. 도구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에, 이거 하나는 꼭 못 박고 가야 하거든요.

장면 하나로 시작할게요.

AI한테 영수증 목록을 주고 "합계 내줘"라고 했어요. AI가 깔끔한 표와 함께 **"합계: 1,284,000원"**이라고 자신 있게 답해요. 보기 좋죠. 그대로 보고서에 넣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한 줄을 빼먹어서 실제론 1,334,000원이었어요. 5만 원이 비었어요. 경리한테 이건 사고예요.

AI가 멍청해서가 아니에요. AI는 원래 가끔 자신 있게 틀려요. 이걸 알고 쓰는 게 오늘의 전부예요.

AI는 "그럴듯하게" 틀려요

사람은 모르면 "잘 모르겠는데요" 하고 멈칫해요. 그래서 우리는 자신 없는 표정을 보고 한 번 더 확인하죠.

AI는 안 그래요. 모르거나 틀려도 똑같이 매끈하고 당당하게 답해요. 틀린 숫자도 맞는 숫자랑 똑같이 자신 있어 보여요. 그래서 더 위험해요 — 틀린 티가 안 나거든요.

1장에서 "자신 있게 틀리는 인턴"이라고 했죠. 바로 이거예요. 일은 빠르고 잘하는데, 검토 없이 결재하면 안 되는 인턴이요.

그래서 기준은 딱 하나

복잡한 규칙 필요 없어요. 일을 두 종류로 나누기만 하면 돼요.

마음껏 맡겨도 되는 것 — 틀려도 내가 바로 알아채는 것:

  • 메일·안내문 초안 (어차피 읽어보고 보내니까)
  • 말투 다듬기, 문장 정리
  • 긴 글 요약, 표 모양 정리
  • 아이디어 내기

끝까지 내 눈으로 지킬 것 — 틀리면 사고 나는 것:

  • 금액, 합계, 계산 (제일 중요해요)
  • 날짜, 기한, 마감
  • 사람 이름, 회사명, 계좌번호
  • 법·규정·세금 관련 사실

차이가 보이시죠? 앞쪽은 판단·표현이라 틀려도 내가 읽으면 걸러져요. 뒤쪽은 사실·숫자라 틀리면 그대로 사고예요. 그래서 숫자와 사실은 AI를 안 믿고 직접 확인해요.

검산은 별거 아니에요

"확인하라니, 그럼 시간 버는 의미가 없잖아?" 싶을 수 있어요. 아니에요. 만드는 건 AI가 다 하고, 나는 마지막에 숫자만 한 번 짚으면 돼요.

  • 합계가 나오면, 직접 한 번 더 더해보거나 엑셀에 넣어 대조해요.
  • AI가 "이 거래처는 미입금"이라고 하면, 원본 목록에서 그 줄을 눈으로 찾아 확인해요.
  • 날짜·이름이 들어간 메일은, 보내기 전에 그 칸만 또박또박 다시 읽어요.

다 합쳐 1~2분이에요. AI가 30분 일을 해주고, 내가 2분 검산하는 거예요. 그래도 남는 장사죠. 그리고 이 2분이 5만 원짜리 사고를 막아요.

이 장에서 꼭 챙길 판단 하나

이 책 전체를 통틀어 제일 중요한 한 줄이에요.

판단과 표현은 AI한테 맡기고, 숫자와 사실은 끝까지 내가 지켜요.

이 선만 그어두면 AI가 하나도 안 무서워요. 잘하는 건 마음껏 시키고, 위험한 데만 내가 지키니까요. AI가 아무리 좋아져도 이 기준은 안 변해요 — 틀릴 수 있는 도구를, 틀리면 안 되는 일에 그냥 맡기지 않는다. 직업이 정확함인 경리한테는 더더욱요.

오늘 딱 하나

AI가 최근에 준 결과물 중에 숫자나 사실이 들어간 것 하나를 꺼내, 일부러 검산해 보세요. 합계를 다시 더해보거나, 이름·날짜를 원본과 맞춰보거나요.

맞으면 안심, 틀리면 — 방금 그쪽은 사고 하나를 막은 거예요. 그 감각을 몸에 붙이는 게 오늘 할 일이에요.

여기까지가 1부, 사고법 편이에요. 무서움 빼고, 부탁하는 법 익히고, 만들기를 알고, 믿는 선까지 그었어요. 이제 준비 끝. 다음 2부부터는 본격적으로 경리·사무 업무를 하나씩 도구로 만들어 봅니다. 첫 타자는 직장인의 영원한 숙제 — 표 정리와 합계예요. (그리고 오늘 배운 "합계는 검산"이 거기서 바로 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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